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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계약직 1개월차 추노에게도 사랑이 찾아온썰(in 러시아노동교화소)

by todaybest 이슈텔러 2022. 1. 2.

3년여간 무능 상사 및 직장 정치질에 지쳤던 나는 휴식이 필요하여 몇 달간 속세를 떠나기로 하였다. 속세를 떠나와서 하루 2번! 배달음식만을 시켜먹던 나는 직장 시절보다 더 많은 돈을 고작 식비에 썼던 것을 알아채고 쿠우팡 알바를 찾아 떠났다. 쿠팡을 한 지 1개월째~ 추노도 언년이와 사랑을 느끼는데~

 

드라마-추노-스크린샷
드라마-추노-스크린샷

1. 계속된 휴식, 잠깐의 알바생각

 

이러다가 다음 직장 가기 전에 알거지 되겠다 싶어서 잠깐의 일을 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잠깐 일하고 본업으로 돌아갈 생각이어서 오래 할 일 말고, 임시로의 일을 찾았습니다.

쿠우팡 알바 글을 200개 정도 읽었고 이거다 싶어, 알바몬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갑자기 담당자가 계약직 제의를 하였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일단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면접 갔더니 기간 채우면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였습니다.

 

 

2. 출근 


출근하고 나니 너무너무 힘듦 었습니다. 너무 몸이 정신도 힘듦 었습니다. 내 몸의 안 쓰던 신경과 모든 기관을 전부 사용하였습니다. 집에 와서는 잠만 잤습니다.  밥도 안 먹었습니다 오로지 잠만 잤습니다. 배달도 안 시켰습니다.  잠만 잤습니다. 눈뜨면 쿠팡, 눈감으면 잠, 뜨면 쿠팡으로 순간 이동하였습니다.

출근을 해서  겁나 일하고, 거기서 쿠팡 밥을 주었습니다. 1일 1 밥이니 고봉밥을 난생처음 먹었습니다. 뻥 안치고 밥만 두 공기씩 퍼서 먹었고, 한입 한 입에 최대로 많이 먹으려고 입 최대한 크게 벌려서 먹었습니다.

왜냐면 숟가락 들 힘없었기 대문에 , 한꺼번에 많은걸 넣어야 했습니다.  나는 나이도 많았고, 점점 체력이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회사 다닐 때도 안 먹던 맥심 모카골드, 자양강장제 대용으로 꼭 챙겨 먹었습니다.

 

 

3. 어언 1달째

3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7킬로 빠졌습니다. 저는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최저의 몸무게를 찍었습니다. 고봉밥을 아무리 먹어도 변화는 없었습니다. 일이 너무 힘들고, 이 힘든걸 3일 연속하고 1일 쉬고의 패턴으로 일했습니다. 계속되고 반복되는 내 삶의 노동은 노동> 잠 , 노동> 잠 , 노동 > 잠 , 살찔 틈이 없는 기계화된 삶이었습니다. 쿠우팡 풀필트먼트 쥬비스님 감사합니다.

 

4. 기계인가? 현대판 노예인가?


노동할 때 드는 생각은, 진짜 내가 기계가 된 건지, 기계가 나인 것인지. 자동으로 박자에 맞춰서 몸과 손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첫 출근 때 입고 간 회색 옷 검정 바지를 3주째 입고 있었고, 꾸밈, 옷매무새  이런 것 한 개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집 오면 자고 눈뜨면 어제 그 옷 주워 입고 출근했습니다.
집 오면 자고 눈뜨면 어제 그 옷 주워 입고 출근했습니다.

집 오면 자고 눈뜨면 어제 그 옷 주워 입고 출근했습니다.

 

너무 먼지가 많아서 머리를 안 감아도 떡이 지지 않았고, 일은 진짜 바보가 와도 할 수 있는 난이도였습니다.

상당한 반복 작업과 죽기 직전까지의 휴식시간이 1초도 없는 업무강도는 점점 나를 영화나, 북한에 나오는 교화소에 입소한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그렇습니다 정신력으로는 버틸 수 없었기에 나름 교화소에 떠나는 날을 희망하며 버텼습니다.


5. 교화소라는 착각

하도 계속된 현타에 상황을 설정하고 설정에 흠뻑 빠져서 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교화소-나무위키검색
교화소-나무위키검색


즉 알고 보면 이곳은 러시아 노동교화소였고,

나는 사실 독일 포로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고향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잡혀서 노동교화소에 갇힌 것으로 생각해보니,

이 노동강도에 그나마 버틸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쿠으팡 교화소 3개월 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나의 이름은 사브리나였습니다. 사브리나는 반복적인 일을 기계처럼 해야 했습니다. 휴식은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느려지면 귓가에 잔소리 들려왔습니다.  가혹한 간수가 큰소리로 사르 리나 사원님! 속도 신경 써주십니다!  빨라질 때까지 교화가 될 때까지 소리쳤습니다.

'조금만 빨리 걸으실게요.'

'속도가 안 나옵니다. 힘껏 던져요!' 

'곧바로 전속력으로 뛰어가십니다'

'좀 느리세요, 속도 좀 내줘요'

'유휴시간 없게 해 주세요. 화장실도 예외 없습니다'

 

 

6. 교화소에서의 정치

 

내가 배정받은 교화소는 무한 이기주의가 가득했습니다. 서로에게 신경 쓸 틈이 없었습니다. 한눈만 팔아도 '속도 신경 써주십니다'의 멘트가 정면만 주시하게 만들었습니다.

 

알바를 알아보기 전의 200여 개의 글 속에는  서로서로 관심도 없고, 개인플레이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서로에게 관심이 많아서 맨날 흉보고 텃세가 상당했습니다. 서로가 자신이 더 좋은 기계라는 '저 기계는 느리다 딴짓한다' 등의  , 험담 많았습니다. 아 역시 사내정치는 러시아 노동교화소에도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가 좀 느려지게 되면 (고인물+연세)의  교화소 사원님이 엄청 뭐라고 소리치고 있고,  사원들하고 낄낄거리면서 내 앞담화를 하였습니다. 사람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이곳에서의 추위는 더더욱 추웠습니다. 나의 피와 땀이 얼어붙고, 눈썹과 안경에 성에가 끼었습니다.

 

 

7. 사랑일까?

 

그런데 어느 날  내가 무거운 걸 들어야 할 때면, 옆에서 갑자기 손이 나타나 대신 가져가 버리고, 또 무거운 걸 끌어야 할 때면 옆에서 손이 나타나서 밀어주고, 허리가 너무 아파서 잠깐 주저앉으면 내 자리에 대신 와서 노동을 커버해주는 이 교화소에서 있을 수 없는 이타적인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뭐지? 상상이겠거니? 했지만 실화였습니다.

 

'오래 쉬면 이름 적어 가니까, 여기서 눈치껏 쉬세요.'

'잠깐 잠깐 나르기전  30초식 쉬세요.'

 

이 믿어지지 않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2시간을 지나, 4시간을 지나, 6시간 동안 계속되자,  나는 그 손의 주인과 이미 영혼 결혼식 해버렸습니다. 다음날도 계속되는 호의가 계속되자. 그리고 그 손의 주인이 내 이름을 물어본 순간,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어버렸습니다. 

아 이것이 바로 인터넷 게시글에서 보았던 '노비끼리 눈 맞는 기분' 그것인 건가?
아니야 흔한 친절일 뿐!

 

지금 나의 이런 착각은

'나는 솔로에서 상추쌈 한번 싸줬다고 미쳐 돌아서 혼자 질 주하는 멍청이 같은 짓이다.'

마음을 곱게 접었습니다.  이때까지는  나는 도와줬던 그분의 이름도 몰랐습니다.

 

 

6.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구나.

 

며칠 후 나는 일하다가 부상을 당해서 절뚝거리는데...
주변 고인 물 사원은 동정을 커녕 '아프면 집에 가라. 물론 일당은 없다' 인류애를 상실하는 말을 면접 앞에서 말하였습니다. 물론 일당을 날릴 처지인지라. 아파도 참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절뚝이는 나를 목격하고, 그분은 나를 대신하여 적절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관리자에게 제보를 하고, 어디서 부목 비슷한 것을 찾아와서 응급처치를 하고,  내 몫까지 일을 대신해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나와 그는 장차 1남 1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으며, 그의 이름은 세르게이 이바노비치인데, 이 교화소에서 나가면 반드시 푸른 들판에 아궁이를 놓고 밥을 지어 소박한 결혼식을 하리 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디찬 나의 봄 올 것 같지 않는 나의 봄과 그 봄과 함께 내가 일궈놓은 들에서 새싹이 피어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후에도 노동 교화는 똑같이 반복되는데, 매일 아침 다친 데는 괜찮냐고 물어보는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비록 마스크 아래의 얼굴은 잘 모르지만.. 이미 나는 사랑에 빠져있었습니다. 여러분께 묻습니다.  우리? 그린라이트입니까? 나 혼자만의 착각입니까? 

 

초원위의그림같은집
초원위의그림같은집

 

이상 쿠팡 추노의 사랑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쿠팡 계약직 1개월차 후기
쿠팡 계약직 1개월차 후기

 

나무 위키 교화소 검색

https://namu.wiki/w/%EB%A1%9C%EB%8F%99%20%EA%B5%90%ED%99%94%EC%86%8C?from=%EB%85%B8%EB%8F%99%EA%B5%90%ED%99%94%EC%86%8C 

 

 

 

http://pf.kakao.com/_ZfBGb/91851402

 

쿠팡 러시아 노동 교화소의 추노꾼이야기

쿠팡러시아교도소 이야기 아시는가 살인적인 노동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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